22년 9월, 주간감성의 편지

조금씩 물들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낮에는 따사로운 햇살과 저녁에는 선선한 가을바람이 기분이 좋다가도, 한편으로는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이번에 준비한 주간감성은 오묘한 가을의 분위기를 닮은 작품들을 준비했습니다. 주간감성 열 아홉 번째 작품은 충북 영동에, 구름도 바람도 쉬어 가는 아름다운 추풍령에서 수확한 과일들로 만들어진 N와인 사과와 N와인 포도입니다. 애플파파만의 노하우로 정성을 다해 만들어지는 달콤한 사과와 포도 와인의 풍미는 지난 여름의 부진했던 식욕을 돋아주며,기분 좋은 한잔을 선사해줍니다.

이 달의 아티스트는 밤 하늘에 별이 가득하고, 반딧불이의 빛들이 어두운 날들을 밝혀주는 영동의 풍경을 닮은, 자연을 보고 거기서 느끼는 빛과 색감들을 전하는 작가 izzy입니다.자연에서 느껴지는 빛, 사람과 사랑 사이에서 느껴지는 빛들을 그려내고 전달하고 있습니다. N와인과 콜라보된 작품은 ‘가을바람’과 ‘어둠이 깊어질수록 빛나는 것’ 입니다.

저물어가는 노을빛에서의 갈대숲 그리고 그런 쌀쌀한 갈대숲을 지나며 반짝이는 나무를 향해 달리는 아이는 우리의 인생을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빛을 향해 쫓아가는 우리와, 비로소 어두워져야 느껴지는 것들을 달콤한 와인을 머금으며 감상해보시길 바랍니다.

Feature

와인, 제정신으로 쓰는 글 (이묵돌 작가)

Brewer Interview

『애플파파』 남상규 대표

Artist Interview

자연을 보고 거기서 보이는 빛과 색감들을 전하는 작가 『izzy』

Event

주간감성 후기 이벤트 리델 잔 증정!

애플파파 『N와인 포도』, 『N와인 사과』
× izzy 작가

N와인 사과

풍부한 사과향과 잘 익은 사과 한알을 한입 베어문듯한 달콤함과 싱그러움이 전해지는 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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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96.25%), 백설탕, 효모, 소브산칼륨(합성보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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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량 : 750ml
도수 : 12%
보관 : 유통기한 없음

N와인 포도

산뜻한 포도향이 가득하고 진한 포도맛과 적당한 바디감이 느껴지는 스위트 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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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92.75%), 백설탕, 효모, 소브산칼륨(합성보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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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량 : 750ml
도수 : 12%
보관 : 유통기한 없음

Feature

와인, 제정신으로 쓰는 글

글 이묵돌

술에 대해 잘 몰랐던 어린 시절. ‘와인’이라고 하면 무작정 비싸고 고급진 음료로 생각했던 때도 있었다. 그야 지금도 소주나 맥주에 비하면 고상한 기분이 없지 않지만. 당장 집근처 가까운 편의점에만 해도 만 원 내외의 저렴한 와인을 구할 수 있으니, 포도주 역시 ‘비싼 건 비싸고, 저렴한 건 저렴한’ 부류의 기호식품으로 자리잡았다는 느낌이다. 그래도 와인은 와인이지만.  

 지긋지긋한 역사 얘기를 좀 더 해보자. 와인의 역사는 수천년 전 고대 그리스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중해의 따스한 햇살과 함께 성장한 포도들은 질좋은 와인의 원료가 됐고, 그리스인들은 그 황홀한 적색 음료를 더러 디오니소스 신의 선물이라 여겼다. 다만 이때도 젊은이들의 과음은 적이 문제가 되었던 모양으로, 알딸딸할 때까지 즐기되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것은 ‘야만적인 음주법’이라고 부르며 경시했다는 기록이 있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조차 다른 술은 몰라도 와인만큼은 ‘만취될 때까지 마시는 술은 아니’라고 여겨지는 분위기가 있으니, 술 잘못 마셔서 오랑캐가 되기 싫은 마음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는 것 같다.

이렇듯 와인이 여타 주종들에 비해 유독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는 느낌은 기분탓이 아니다. 맛과 향만으로 품질을 판별하는 소믈리에Sommelier의 존재나, 전세계에 셀 수도 없이 많은 양조장이며 각양각색의 라벨,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가치가 더해지는—이건 묵은지도 마찬가지지만—희한한 부가가치 창출방식까지. 다른 부류의 술들이 누리지 못하는 특권을, 와인은 한두 개도 아닌 수십 개를 당연하다는 듯 누리고 있으니 말이다. 어차피 입으로 코로 들어가서 술기운이 돌아 취하게 된다는 건 똑같은데. 대체 어디서 이런 노골적 차별이 축적되어 온 것일까.

여타 주종들과 비교했을 때, ‘액체로서의 와인’이 가진 가장 큰 차별점은 색이다. 지금껏 알려진 발효주 가운데, 거의 와인만이 ‘인간의 피를 떠올리게 하는’ 짙은 적색을 띠고 있다. 흔히 버건디라고 부르는 색 역시 와인의 유명산지인 부르고뉴Bourgogne에서 어원을 따온 것으로, 이런 건 술 마실 때 아는 척하기 좋은 지식이니까 대충 외워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와인 말고 와인색을 띠는 술을 생각해보면 기껏해야 복분자주 정도인데…… 어쩜 지중해에 자생하던 과실이 포도가 아닌 복분자였다면, 지금쯤 전세계 과실주의 메타는 우리 복분자주가 차지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역사적으로 남자들은 더욱 혈기왕성해졌을 것이고, 그래서 전쟁도 더 많이 일어났을지 모를 일이다. 복분자가 아닌 포도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좌우지간 그 특유의 고혹적인 핏빛 덕분에, 와인은 생명력과 부활의 상징 주종으로서 오래도록 그 위치를 공고히 해왔다. 예수 그리스도가 최후의 만찬에서 마신 술. 누룩없는 빵과 함께 자신의 피라고 일컫던 것도 바로 포도주였다. 그 덕택에 지금도 기독교 성찬식에는 반드시 포도주가 이용되고 있는데, 그때문인지 미사를 여러번 치른 신부님을 저녁에 만나면 묘하게 하이텐션이 되어있는 경우가 있었다. 거 물이라도 좀 타서 드시지. 

 그런 와인의 맛과 상징성을 포기할 수 없었던 청교도들은, 척박하고 추운 미국 북동부에 정착하고서는 ‘포도가 없어서’ 사과로 술을 만들어먹기 시작했다. 솔직히 전혀 비슷한 건 없는 것 같지만. 본인들끼리도 ‘이건 와인이 아니다’싶었는지, 사과주는 와인이 아닌 사이다Cider라고 부르며 별도 취급했다. 한데 이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상황이 희한하게 돌아갔다. 어쩌다보니 사이다하면 사과가 아닌 칠성이 되어버려서, 부득불 사과로 담근 술을 ‘사과 와인’이라고 이름 붙여 파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런 사정도 모르고 ‘사과 주제에 와인이라니, 와인에게 사과해’라고 따지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만 반성해주길 바란다. 많이 할 필요는 없다. 와인처럼 조금만.  

 검붉은 피를 연상케하는 색상. 메시아의 축복을 받은 유일한 술. 그렇게 좋은 와인을 갖다가, 그리스 철학자였던 플라톤은 ‘서른 되기 전까지는 조금씩만 마셔라’고 경고한다. 그 시대 사람들에게도 신 포도 냄새 풀풀 풍기며 비척거리는 게 보기 좋았을리는 없다. 하지만 그 뒤에 플라톤이 덧붙인 말 역시 인상깊다. ‘근데 마흔이 넘으면 맘껏 마셔도 상관없다. 그쯤 살았으면 술 없이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지혜로워졌을 테니까……’ 

 —십 년 정도는 더 제정신으로 글을 써야할 듯 싶다. 

애플파파

충청북도 영동군 추풍령면 학동길 41

반딧불이가 날아다니고, 맑은 날 밤하늘 별이 가득한 영동군 추풍령 고개에 위치한 2002년부터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산사과농장에서 GAP인증 받고 잔류농약 중금속 걱정없는 과일로 향산화물질을 듬뿍 머금은 기능성 속빨간 사과와 달콤한 부사사과로 만든 사과와인과 봉지싸고 보드도액으로 재배하여 깨끗하고 신선하며 안전한 포도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Brewer Interview

『애플파파』 남상규 대표

대표님의 자기소개 한번 부탁드립니다.

저(남상규)는 부모님 아내 그리고 두아들과 함께 땅의 이치를 알아가는 대한민국의 농부로 열심히 활동하여 지역의 발전과 행복을 늘려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다녀온 양조장들중 부지가 가장 넓으신 것 같아요. 양조장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저희 추풍령 산사과농장 애플파파는 해발 300미터 이상에서 20여년간 친환경 재배하며 지역 최대 규모로 할아버지부터 손자에 이르기까지 삼대가 농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사과 2만평 포도 1만평정도로 신세계백화점부터 지역 마트까지 다양한 오프라인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농장에서, 술을 빚는 양조장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역대급 태풍으로 기억되는 매미와 루사로 과수원에 큰 피해를 입고 과일 이외에 1년 내내 농장의 수익이 되는 상품을 생산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2007년부터 농민주로 생산을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현재, 양조장에서 생산하시는 주류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기본적으로 저희 애플파파는 직접 생산한 과일 100%로 만들기에 주력 농산물인 사과와 포도종류로 만들고 있습니다. 사과주 N와인 사과시리즈와 산머루 충랑 켐벨얼리 샤인머스켓 루비로망등의 포도로 만든 N와인 포도 시리즈로 와인은 라인업 되어 있으며 증류주로 올해 애플밸리를 출시하였습니다.

이번에 주간감성으로 진행하는 N와인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또 대표님의 개인적인 곁들임 안주 추천이 있을까요?

저희 시그니처 와인인 N와인 시리즈중 주력제품인 N와인 사과와 포도는 저희 와이너리의 모토인 100% 친환경 농산물로 만들고 아황산을 넣지 않아, 소비자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제품으로 가격까지 착하게 준비해 가성비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신선하고 맛있는 사과로 만든 N와인 사과는 한국 사과의 맛과 향을 간직한 프리미엄 와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안주로 어울리는 것은 매콤 달콤한 안주부터 해산물도 좋습니다. N와인 포도는 산머루와 켐벨로 만들어 색과 향 그리고 맛이 한국와인의 기품나타내도록 정성을 다해 만들고 있습니다. 안주로는 적색육 안주와 잘 어울립니다. 한국와인에서도 대표가 되고 싶어 N(National)와인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기도 합니다.  

양조장을 운영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즐거웠던 점, 힘들었던 점)

박람회등에서 저희 와인을 즐겨 찾아주시는 단골들이 생겨나고 제품에 관심을 표해주시는 것에 감사하고 드시고 행복해지셨다는 고객을 만날때마다 저의 진심이 전해진거로 생각되어 저도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출시 예정이거나, 기획중이신 주류가 있을까요?

N와인 샤인은 큰애가 3년전부터 직접 농사짓고 있는 완숙된 샤인머스켓으로 만든 와인으로, 달달함의 끝판왕으로 인기를 얻게될 것입니다. 올해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술이란?

술은 괴로움은 줄여주고 즐거움은 더 키워주는 음식으로 때에 따라서는 약이 될수도 있는 고마운 발명품이라 생각합니다. 단, 과유불급이라 언제나 적당히 즐기는 수준이 되어야 하지요.

개인적으로 둘러봤을 때 다양한 작물을 키우고 계세요. 주류 말고도 다른 상품도 생산하고 계신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과종류 10여가지과 포도도 10여가지 추풍령 환경에 맞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외 복숭아 4종 천여평과 단감, 떫은감 종류도 2천여평 재배하고 있으며 곶감과 과일즙, 애플스낵을 생산하여 오프라인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구독자(소비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어 농사가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인건비 자재비 등도 다 올라 농촌이 힘들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해답은 있습니다. 과일의 고장 영동군에 오셔서 서로 잘 사는 귀농귀촌을 같이 꿈꾸어요^^

 

 

Artist Interview

izzy

자연을 보고 거기서 보이는 빛과 색감들을 전하는 작가

Living in Lights
"우리가 잊었거나, 찾지 않았거나, 눈을 감았을 뿐 우린 늘 빛 속에 살고 있다."

공허한 마음에 지쳐서, 또 안타까워서, 고개를 들어 빛을 찾는 여행을 떠났습니다.

빛 속에 사는 삶, 그것을 전하기 위해 오늘도 붓을 듭니다.

그 빛 속에 반짝이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작가 izzy 올림

안녕하세요 작가님! 소개부탁드립니다.

저는 빛 속에 사는 삶을 표현하고 싶어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작가 이지(izzy)입니다. 이지(izzy)라는 이름의 뜻을 많이 물으시는데 제가 본명이 이지숙이다 보니까 이름을 이지로 딴 것도 있고, 또, 저는 그림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쉽게 다가가고 싶어요. 그래서 더 쉽게 다가가고 소통하고 싶은 마음에 easy라는 용어를 담은 것도 있고요. 그리고 한자로 [이지적이다]라는 그런 말이 이성과 지혜를 겸하여 아울러서 이르는 말이 이지라는 건데, 그런 이성과 지혜를 아울러서 작품 속에 그 빛을 잘 담아내고 싶다 라는 메시지를 담아내고 싶은 뜻을 좀 담고 있어요. 

앞서 말씀 하셨듯이, 작가님의 작품 주제가 빛 속에 살다 이잖아요. 어떤 계기로 이 주제를 삼고, 그리시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작품 통해서 가장 말하고 싶은 것은 제가 좀 서울에서 혼자 살고 있었을 때, 그림을 너무 그리고 싶었는데 도전을 하기가 좀 쉽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좀 많이 외롭고 공허하고, 차가운 그러한 세상에 있어서 우리가 여전히 바라봐야 할 빛이 있고, 그 빛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그 사람이 가장 간절하게 찾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뭔가 어떠한 사랑이 될 수도 있고, 온기가 필요할 수도 있고, 그런 빛, 잿빛이 있는 도시에서 빛을 저는 바라봤을 때 따뜻함도 느끼고, 아름다움도 느끼고, 평안도 느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고 용기를 좀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림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 계속 그림 그리고 있습니다.

원래는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신 것으로 알고있어요. 지금 하시는 유화 작업과는 작업 형태가 다르다고 생각이 되는데, 어떻게 유화 작업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사실 그 도전이 가장 쉽지 않았어요. 원래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너무 배우고 싶었거든요. 늘 화가를 꿈꿨고 아기 때부터 그랬는데 좀 뭔가 여러 가지 반대도 있었고 쉽지 않았다 보니까 디자인으로 합의를 봐서 갔던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디자이너로서 많이 활동을 하고, 여러 가지 인테리어라던가 그리고 제품이라던가 ui-ux 캐릭터 디자인 쪽으로도 계속 일을 하고 패션 회사에서도 일을 했었어요. 일을 하고 있는데 자꾸만 뭔가 어떠한 성공을 해도 이것이 저에게 큰 성취나 의미를 주지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마음 한 켠에는 계속 난 나중에 꼭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될 거야 라는 걸 품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이것이 지금 이루어지면 안 되는 걸까? 라는 의문이 시작됐고, 저는 사실 크리스천이거든요. 그래서 혼자 이제 또 기도하고 생각을 많이 하다가 결심을 하게 됐고, 그러고서 갑자기 모든 전 재산을 털어서 갔던 게 아이슬란드 여행이었어요. 

아이슬란드를 아주 짧게 다녀왔어요. 경제적인 상황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보니까 한 3박 4일 정도 밖에 못 있었던 것 같은데, 거기에서 딱 바라봤던 자연의 광경이나 아름다움이 저를 되게 뭐라고 해야 되지? 그냥 저에게 용기를 주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이러한 저의 마음이나 그리고 여기에서 발견 되어지는 아름다움들을 저만 누릴 수 없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미래에다가 제 꿈을 자꾸만 밀어두지 말고 오늘로 가지고 오자!라는 용기도 얻었고, 그리고 내가 그러면 왜 이 일을 해야 되는가 라는 의미에 대해서도 나는 이런 메시지를, 이런 빛을, 이런 사랑을 좀 사람들에게 알려야 되겠다 라는 의미도 생겨서 용기 내서 시작하게 됐어요. 

근데 이제 그 과정 속에서 어떻게 보면 디자인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그림 그리는 건 다 똑같겠네 라고 생각을 하지만 전혀 다르거든요. 저는 그림을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었어요. 디자인 입시를 준비하면서도 입시 미술조차도 저는 아주 짧게 다녔던 거라서, 그림을 배워본 기억이 잘 없거든요.  그래서 혼자 어떻게 해야 될지 막막했는데, 그때 이제 세종대학교를 다니는 서양학과 친구가 있었어요. 그래서 그냥 그 친구한테 한번 연락을 해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그때는 작가 이런 건 얘기하지 않았고, 그냥 그 친구 작업실도 구경할 겸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유화라는 물감도 봤던 것 같아요. 

근데 제가 처음이다 보니까 수채화, 색연필, 아크릴화, 파스텔 다 써봤죠. 다 써보고 유화도 해봤는데 유화로 표현하는 그림이 가장 제 메시지를 가장 잘 나타내주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솔직히 유화라는 재료 자체가 제일 다루기 어려웠거든요. 

맞아요. 항상 작가님들께 유화 얘기를 들어보면 가장 까다로운(?)재료인 것 같더라고요. 그만큼 매력적이라고도 듣기도 하고요(웃음)

네 맞아요. 배울 것도 너무 많고 사실 재료도 비싸고(웃음) 그리고 무엇보다 공간적인 부분이 마련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요. 마르는 게 오래 걸리니까요. 기름 냄새도 있고,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래서 제 작품 중에는 아크릴화도 사실 많기는 많아요. 많긴 하지만 늘 아쉽더라고요. 아크릴화의 특성 같은 경우에는 정말 되게 선명한 색감을 드러내지만, 유화같은 경우에는 색깔이 겹쳐지고, 겹쳐지고, 겹쳐지면서 나타나는 그 깊이감을 따라올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표현하고 싶은 빛은 어떤 ‘노란색’ 이게 하나가 아니라 많은 색깔이 겹쳐서 나오는 노란색, 보라색, 빨간색이기 때문에 그 깊이감을 나타내고 싶어서, 유화를 끝까지 고집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도 사실 저는 유화나 그림에 대해서 물어보면 전 아무것도 모른다라고 얘기를 해요. 왜냐하면 무언가 정식적인 코스를 밟아가며 배운 적도 없고, 지금도 저는 계속 공부를 하고 제가 혼자 부딪히면서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들을 알려주세요 했을 때는 딱히 할 말이 없는 것 같고요. 또, 제가 그림을 그리는 것에 있어서도 저도 솔직히 한편으로는 신기한 부분이 있거든요. 내 머릿속으로 그냥 문득문득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어떻게 조합이 되면서 갑자기 내 머릿속에서 완성이 됐을 때 그때 바로바로 그림을 그려야 하니까 그림을 가르쳐달라는 말이 가장 어렵고요. 저도 어떻게 그리냐고 하면 잘 모르겠더라고요. 약간 다른 자아가 와서 그리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저는 꼭 그림을 그릴 때 음악을 틀어놔요 음악을 틀어놓는데 그래서 뭔가 어떠한 장면이나 감동을 받았던 것을 계속 기억하면서 그 안에 취해서 제가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아요.  좀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것도 있고요. 뭔가 테크닉적인 부분이 있지 않다 보니까 그게 작품으로 그림이 그려지기 전까지는 작업의 시작이 되지 않는 게 있어요. 

그리고 유화의 특성상 어차피 또 오랫동안 지켜봐야 하는 그림이다 보니까 사실 진행되면서 그림이 또 많이 바뀌어요. 그래서 색감이 계속 올라가지면서 한 번씩은 좀 신기했던 게 제 마음이 너무 힘들고 어려울 때 검은색으로 다 덮었을 때가 있었어요.  그런 것 같은 경우에는 제가 점점 뭔가 회복의 시간을 가지면서, 그 그림이 조금씩 밝아지고, 뭔가 형태가 잡히고, 이런 과정들 또한 저는 그림과 제가 같이 가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유화를 계속 고집하고 있고, 또 그러한 저의 그림과의 스토리를 사람들이 잘 느껴주셨을 때 그 안에서 저도 되게 감사함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럼 그렇게 쌓아가셨던 빛 그림들 중에, 작가님께서 가장 애정하시는 작품은 어떤걸까요?

저는 이미지도 보내드릴 텐데 빛속에 살다 라는 작품이 있어요. 그것이 어떻게 보면 저에게 많은 연습들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나오게 된 첫 작품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사실 그 작품을 처음으로, 제 다음 작품들이 이어나가게 됐어요.  그래서 그 작품은 제가 집 한 채를 줘도 안 판다 라고 하면서 전시장에서도 그거는 판매하지 않습니다 라고 해놓고 제가 늘 데리고 다니는 작품이거든요. 또, 그 작품은 어떻게 보면 아이슬란드에서 봤던 그 하늘이에요.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아이슬란드를 보면 눈을 생각하고 하는데, 저는 딱 처음 첫날에 비행기에서 내려서 보냈던, 그 저녁에 봤던 그 노을빛이 저에게는 너무 아름다웠거든요. 그래서 그 하늘을 최대한 잘 녹여낸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그 작품을 가지고 계속 저를 소개하고요. 그리고 작품이 거의 한 8겹 정도가 겹쳐졌을 거예요. 

와- 그렇게나 두껍게요?

네, 그리고 마르고, 그리고 마르고를 반복해서 어떻게 보면 제가 가장 유화로서 표현하고 싶었던 것도 잘 담아내어져 있고 사람들도 그 그림을 봤을 때, 솔직히 아무것도 없거든요. 아무것도 없었고 허궁 속에서 느껴지는 것을 같이 함께 공감해 주시는 걸 보면서 저도 그 그림을 통해 많이 용기를 얻었고 한편으로는 좀 무서웠거든요. 

그냥 어떻게 보면 이제 처음 그려본다는 사람이 뭔가 대단한 그런 묘사력이나 이런 것들을 먼저 하는 게 아니라 허공부터 그리고 있으니까 이것이 저에게 엄청 큰 도전이었고, 좀 두려움도 있었거든요. 어떻게 평가를 받을까 어떻게 보면 이게 무슨 그림이야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느꼈던 그런 빛들을 잘 느껴주시고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용기를 얻고 그 이후부터 계속 하늘이나 그런 빛에 대해서 계속 연구를 하고 있고요.

지금 와인에 이렇게 입혀진 그림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로, 계속 요즘에 그리는 그림 스타일에는 아이도 함께 있고 풀이나 꽃이나 나무나 이런 구체적인 사물들이 많이 그려지기는 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직도 저는 계속 메인으로 가지고 가는 그런 제 정체성을 담은 그림은 아마 좀 허공이 많은 그림들을 계속 해보고 싶어요. 연구도 해보고 싶고요.

네, 작가님의 빛 그림도 너무 좋고, 요즘 사물이 들어간 스타일들도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사물을 넣기 시작한 이유는 사람들에게 좀 더 가볍고 그리고 뭔가 좀 더 좀 제가 전시장에 제가 있지 않다 보니까 더 쉬운 언어로 설명하고 싶어서 사물들을 넣기 시작했어요. 그 대상이 뭔가 꽃과 풀과 나무와 그리고 바다와 그리고 아이였잖아요. 그래서 나중에는 그런 뭔가 허공을 보더라도 제가 굳이 말을 하지 않고 뭔가 그런 큐레이팅처럼 말을 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그 아이나 그런 그림 속에 녹여져 있는 이야기를 보면서 그 흐름을 따라서 제 작품을 보고 제 메시지를 이해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고요, 또, 뭔가 동화책처럼 동화책 삽화처럼 이렇게 좀 그림을 그려내고 있기는 해요.

계속해서 작가님의 작품 이야기, 빛 이야기를 듣다보면 되게 따뜻해지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궁금한 점이 작가님의 관점에서 최근에 보았던 빛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빛이 있었다면 어떤 빛이었을까요?

저는 사실 노을빛을 좋아하고요. 노을 중에서도 진짜 해가 막 떨어지기 직전이 가장 좋아요. 왜냐하면 정말 하늘에 가장 가장 많은 빛이 있는 시간이거든요. 그 시간도 좋아하고, 그리고 제가 다니는 지금 학교와 그 마을의 이름이 별무리라는 곳이에요. 

별무리요? 이름 자체가 되게 예쁘네요(웃음)

네. 그래서 그런지, 밤이 되면 별이 쏟아지는 곳이에요. 그래서 아름다운 노을빛이 지나고 나면 점점 어두워지면서, 여름에는 거의 은하수도 좀 희끗희끗 보이고요. 그리고 별똥별도 많이 볼 수 있고, 항상 아이들이 저에게 알려줘요. 선생님 저건 금성이고요. 저거는 무슨 별이고, 저건 무슨 별이고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별을 보기도 해요. 그래서 별무리라는 곳에서 보는 그 별빛과 그리고 달빛이 저를 되게, 솔직히 학교 일을 하다 보면 정말 힘들거든요. 근데 그걸로 되게 위안을 받는 것 같아요. 그냥 그 아름다운 하늘을 보면서 그리고 또 별을 보면서 이것이 바로 별무리의 복지가 아닌가?직원 복지다 하면서요. 지금 사실 이번에 ‘N와인 포도’에 그려져 있는 그림이 별무리에 와서 그린 그림인데, 거의 검은색으로 칠했다가 이제 별 몇 개와 반딧불이가 있는 그림이거든요. 

좀 깜깜한 그런 밤 중에도 너무너무 아름답게 빛나잖아요.  그래서 그러한 빛들에 저는 요즘에 많이 취해 있기도 하고요. 그리고 사실 그림으로 녹여내지 못한 빛들이 너무 많아서, 저는 지금 많이 막 거의 욕구 불만처럼 막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하면서 일을 엄청 아쉬워하고 있는데, 정말 강물 호수나 그런 저수지에 비친 그런 빛들도 너무 사랑하고, 물결에 일렁이는 그런 윤슬도 너무 저는 사랑하고, 그리고 저는 사실 빛이 대부분 자연을 토대로 하고 있긴 하지만 저는 사람들에게서도 그걸 많이 느껴요. 사실 아이들 안에서도 빛은 그냥 그런 단순히 빛깔만이 아니라 그런 온기나 사랑도 표현이 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나 그 마을에 있는 사람들 간의 나누어지는 미소나 따뜻함도 저는 빛으로 여겨지거든요. 그래서 그런 감성도 담아내고 싶어요. 

그리고, 별무리 아이들이 엄청 순수하거든요. 제가 힘들어하면 아이들이 절 안아줘요. 지금 저는 사실 고3 담임을 맡고 있는데, 가장 힘들 때잖아요. 그래서 아이들도 많이 힘들어하고 하는데, 그때 오히려 같이 안고 힘내자 하고, 아이들이 저한테 먹을 것도 갖다 주고 선생님이 더 힘든 것 같다고 하면서 챙겨주고 하는 그런 따뜻함이 있는 공동체인데, 이곳에서 저는 지금 너무 행복하고, 너무 아름다운 것들을 많이 누리고 있어서, 이 부분이 아까운 거예요. 사람들한테 더 많이 보여주고 싶고, 자랑하고 싶고, 응원해 주고 싶고, 세상은 이렇다 당신도 그렇게 행복했으면 좋겠다 라는 의미를 담아서 이 빛을 계속 기억하고 담아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한 내용들로 별무리 프로젝트 느낌의 작품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사실 학교 선생님이라는 꿈은 한 번도 꾸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솔직히 이것을 학교 교사로 계속 이어 나가는 것은 아직까지 목표는 아닌데, 별무리 작가로서 계속 있고 싶다라는 마음은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고, 제가 별무리를 만나게 된 거는 한 5년 6년 전이거든요. 그래서 그때부터 저는 나름 마음에 품고 있었어요. 한국에서 내가 계속 작가를 한다면 이 별무리를 작품에 담고 싶다 라는 것을 되게 많이 꿈꾸고 있었고 어떻게 기회가 되어서 지금 교사로 자리하고 있기는 한데, 저는 아직까지 별무리 교사보다는 별무리 작가로 목표를 하고 있고 그렇게 불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언젠가는 좀 그 프로젝트를 시작하지 않을까.

사실 별무리라는 곳을 저는 처음 들어보거든요. 작가님께 이야기를 전해들으니 너무 여행가보고 싶은 그런 곳인데, 작가님과 별무리는 처음 어떤 인연이었을까요?

먼저, 저희 어머니 아버지 친구분께서 별무리 마을 안에 있는 교회를 다니고 계셨어요. 그래서 이제 저희 부모님을 초청하셨고, 부모님이 한 2년 정도 이렇게 대전에서 왔다 갔다 하시면서 부모님도 그 아름다움에 취하셔서 좀 마음이 좀 많이 힘드실 때 2년 동안 충전 받았던 곳이고, 저는 대학교를 휴학을 했었을 때 6개월 동안만 잠깐 다녔었어요.

대전에 내려왔을 때, 교회를 가야 하니 일주일에 한 번씩 별무리를 가는데, 그때마다 저 또한 너무 기다려지는 거예요. 너무 아름답고 그리고 한 번씩은 어머니 친구분 댁에서 자기도 하고 동생과 함께 자면서 별무리를 너무너무 마음에 담았는데, 그때는 제가 그림을 그리고 있지도 않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계속해서 그냥 거기에 너무 가고 싶다, 다시 가고 싶다 라는 소망을 품고 있었죠. 별무리에 그런 관광지라고 해야 되나요. 그런 거는 아예 없어요. 어떻게 보면 되게 특이해요. 솔직히 도로도 얼마 전에 뚫렸어요. 도로도 없었거든요. 별무리로 들어가는 도로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지금 제가 일하는 곳이 대안학교다 보니까 진짜 아는 사람만 알고 교육 쪽에 관심이 있으신 학부모님들만 물어보러 찾아오시지 정말 잘 모르는 마을이죠. 금산 안에서도 별무리를 잘 모르는 분들도 많아요. 요즘에는 학교가 유명해져가지고 많이들 찾아오시긴 하는데, 정말 그 마을은 아무것도 없고 학교와 교회밖에 없어요.

약간 힐링 드라마 재질이네요 (웃음)

네 네 맞아요. 그래서 지금은 도로가 뚫려서 가기가 좀 편해졌지만, 어떻게 보면 금산 읍내에서도 거의 한 20분을 차로 가야 되는 되게 외진 곳이에요.

그래서 처음에 그쪽까지 가는데, 여기에 마을이 있나? 여기 학교가 있나? 하면서 긴가민가 하면서 가는 그런 곳이죠.(웃음)

저희가 사실 주간감성을 구상했을 때부터 제안드렸던 분이 작가님이셨거든요. 저희가 준비한 이 서비스가 오픈을 하면 정말 꼭 한번 콜라보 진행해보고 싶다!생각하고 먼저 제안드렸던 상황이었는데, 드디어 작가님과 어울리는 전통주를 만나 이렇게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 주간감성 전통주 콜라보 프로젝트를 제안받았을 때 작가님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저는 제안을 그때 받았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엄청 놀라운 일이었어요. 왜냐하면 저는 진짜 아무 경력도 없는 작가였고,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그림에 대해서는 사실 자신 있는 사람은 아니에요. 자신 있는 사람이 아닌데, 저의 오로지 그림만 보고 이렇게 요청을 해 주셨던 부분이 참 놀랍고 감사할 뿐이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전통주를 알리거나 또 신진 작가들이나 이런 그림을 함께 알려주시는 프로젝트에 있어서 저는 너무 응원하고 싶었어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요즘은 자기를 알리려고 하는 시대인데, 자기 어필만 하고 뭔가 자기 이윤을 많이 따지고 하는데, 다른 사람의 이런 숨은 부분에 대해서 더 알리고 싶어 하고, 그걸 더 예쁘게 잘 포장해서 세상에 이렇게 퍼뜨려주신다는 게, 저는 너무 좋은 프로젝트라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요즘에 많은 가치들이 그냥 소비적으로만 끝나는 것 같은 거예요.

정말 전통주를 이렇게 잘 보존하고 계시는 양조장 조차도 요즘 술 문화에서는 뒷전이고 그냥 오로지 그냥 쾌락을 즐기는 그런 술로만 취급을 받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이 술이라는 것도 얼마든지 정말 작품성이 있고, 그 사람의 정체성을 녹여낼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진짜 마스터피스적인 그런 작품인데 그게 일단 이 세상에서는 뭔가 술 하면 그런 이미지들이 다른 의미가 부여되다 보니까, 이런 것들에 어떻게 보면 주간감성이 저는 좀 맞서는 프로젝트라고 생각을 했고, 그리고 홍보하는 것에 있어서 솔직히 유명 작가들 그림을 박아 넣으면 가장 쉽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그런 쉬운 길이 아니라, 더 찾아보시고, 더 생각하시고, 이렇게 진지하게 이렇게 해 주신다라는 게, 저는 누가 이런 일 하나라는 생각도 들고, 솔직히 이번에 다시 연락 오셨을 때 더 놀랐어요. 초심을 잃지 않고 그냥 계속 해오고 계시다라는 게 저는 되게 놀랍고, 저를 또 계속 기억해 주신다라는 부분에 있어서도 되게 놀랍고, 그니까 이번에 하시면서 저도 아까 보여주신 홈페이지 들어가서 봤는데, 이렇게 많이 쌓여 있구나라는 거를 보고서 몰랐던 작가님들 보면서도 그리고 그림 작가뿐만 아니라 글을 쓰시는 분하고도 이렇게 콜라보를 많이 하신 거 보니까 정말 대단하시다 하면서 너무 영광이고 싶더라고요.

저희가 갖고있는 고민들이나 이야기들을 모두 다 잘 이해해주신 것 같아 제가 오히려 힐링 받네요. 함께해주셔서 저희가 더 영광입니다.

그래서 전국에 이렇게 많은 양조장이 있는 것도 저는 좀 놀랐고 어떻게 보면 그분들이 참 대단해 보였어요. 저는 사실 이런 전통주를 계승한다 이런 부분이 일본이나 유럽 이런 나라들은 딱 연상이 됐는데, 이제 한국은 그런 게 다 없어졌겠지 라는 생각이었거든요. 근데 이렇게 주간 감성을 통해서 이런 분들을 저도 알게 된다라는 게 되게 좀 재밌더라고요. 

맞아요. 한국에도 많은 양조장의 이야기들이 있은데, 그 점이 아쉽더라고요. 작가님들의 스토리도 그렇고요. 저희가 좀 더 성장해서 그런 점들을 더 많이 알릴 수 있도록 노력도 많이 해야할 것 같아요.

또, 이번 콜라보 작품에 대해서 질문을 드리고 싶었는데요. <가을바람>과 <어둠이 깊어질수록 빛나는 것>에 대한 작품설명과 어느곳이 배경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가을 바람’ 은 예전부터 저는 갈 때 숲을 참 좋아해요. 거기에서 이렇게 바람에 따라 하늘하늘 거리는 갈대, 억새, 이런 밭들을요. 그래서 가을마다 그런 곳을 찾아가요. 찾아가는데 어찌 보면 쓸쓸하고, 어찌 보면 참 뭐라고 해야 되지 이제 녹색빛이 다 없어진 그런 광경이거든요. 그리고 가을 바람이 참 신선하고, 선선하고 그런 것도 있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외로움이나 차가움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어떻게 보면 사람들이 황금빛이라고 불리지는 가을의 계절이 있잖아요. 그래서 또 다시 가을이라는 것이 쓸쓸함이나 혼자서 막 달려가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저는 제 그림에는 과일이 열리고 이런 풍성한 가을을 그려놓지는 않더라도, 뭔가 노을빛과 단풍이라고 해야 되나요. 그런 나무와 갈대가 만나서 그 안에서 바람을 맞으면서 달려나가는 그런 것도 표현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 작품에서 아이가 나무를 향해 쫓아가요. 반짝이는 나무를 향해 쫓아가는데, 어떻게 보면 그 갈대 숲을 좀 뭐라고 해야 되지 가로 지른다고 해야 되나(?) 갈대가 참 아름답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것을 스쳐 지나가는 것은 쉽지 않거든요. 또 아플 수도 있는데, 그것을 타고 있는 조랑말과 함께 빛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또 저에게는, 누군가에게는 누군가에게 보내는 응원이었어요. 그리고, 가을 하늘 하면 솔직히 파란 하늘인데, 그것도 되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그냥 그 황금빛 노을빛에 가장 집중을 하자 하는 마음으로, 사실 뒤에 있는 그 하늘은 별로 비중이 없어 보이지만, 제가 가장 많이 수정했던 부분이에요. 거의 나무랑 갈대는 다 완성이 됐는데, 나중에 결국 끝까지 덧입히고, 또 덧입힌 것은 하늘과 산 능선이었던 것 같아요. 그 빛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제가 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 허공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결국 그림도 그렇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것은 하늘과 또 뒤에 붙여지는 산과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자연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많이 엄청 고쳤던 것 같아요. 근데 그 허공을 고치고 나면 나무까지 다 그려놓은 거 다 지워지거든요.(웃음)

와- 그러면 수정을 할때마다 매번 다시 그리시는 건가요?

네, 그걸 감내해가면서 다시 또 하는 거거든요. 근데 그만큼 저에게는 또 중요한 부분이어서, 그럴 때 작품 스토리가 있고요.

그리고 ‘어둠이 깊어질수록 더 빛이 빛나는 것은’은 아까 별무리를 설명했을 때 잠깐 언급을 했었는데, 사실 쉽지 않았어요. 작년에 그려진 작품인데, 한 번도 교직에 있어본 적도 없고, 교사에 대해서 공부해 본 적도 없고, 모든 게 적응이긴 했지만, 뭔가 되게 어두워진 그러니까 위축되고 뭔가 그러한 마음들이요. 근데 그 당시에 별빛과 반딧불이를 보러 갔었어요. 근데 반딧불이도 난생 처음 봤거든요. 근데 그때 되게 신기한 경험이 뭐였냐면, 반딧불이를 보러 갔는데, 제 손에 계속 잡히는 거예요. 모든 반딧불이가 저한테 오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무슨 전생의 반딧불이였냐 할 정도로 저도 너무 신기했어요. 제가 이리와 이리와 하면 반딧불이가 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한 10마리는 잡았던 것 같아요. 그 이후에 제가 비 오는 날에도 또 보러 갔었는데, 다른 사람들한테는 반딧불이가 다 도망가는데, 저는 우산 속으로 반딧불이가 다가오고, 제 손에 이렇게 잡히고, 제 손에서 놀더라고요. 그래서 참 신기한 경험을 하고, 걔네들을 보면서 내가 꼭 그려줄게, 그려줄게 하면서 기억하고 그때 본 그 별빛도 잊지 말자 하면서 좀 오랫동안 그렸던 그림이에요.

학교 생활을 하면서 너무 바쁘다 보니까 그림을 그릴 여유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거의 초반 작업은 여름 방학 때 했었어요. 아이들이 없는 방학 때, 학교에 남아서 다들 그랬거든요. 왜 집에 안 가냐 하는데, 사실 아이들이 갔을 때야 제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간이잖아요. 그래서 그때 어두운 밤에 혼자 학교 미술실에 남아서 그림을 그렸던 거였는데, 가끔 학교나 마을에 남아 있는 선생님들 불러다가 미술실에 같이 ‘선생님들 하실 거 하세요. 저는 그림 그릴게요’ 하면서 막 그림 그리기도 하고, 혼자 방학 때도 초반 작업하고 이제 개학하고 나서 조금씩 조금씩 세심하게 다듬어가면서 완성했던 작품이고, 그 안에서도 사실 아이들에게도 말해주고 싶었어요. 

그때 아이들도 어쨌든 그 학교의 특성상 기숙학교라서요. 일주일 동안 집에 못 가요. 집에 못 가서 아이들이 자기의 힘든 마음들을 선생님한테 밖에 나눌 수가 없거든요. 부모님한테 가서 어리광을 부릴 수 없다 보니까, 그래서 그런 아이들의 마음조차도 저는 저 별을 봐 여기 있는 빛을 봐 하면서 그리고 밤이 깜깜해질수록 더 빛나는 것들이 있다 하면서 말해주고 싶은 메시지였고, 저에게 스스로 하는 응원이기도 했어요. 그리고 실제로 그 작품의 제목을 정말 많이 고민을 했는데, 정말로 어두워질수록 더 뭔가 바라보게 되는 게 있더라고요. 바라보게 되는 게 있고, 그리고 빛이 더 이상 없을 줄 알았을때, 빛이 더 이제 내 인생에 빛이 없구나, 지금은 너무 막막해서, 지금은 나에게 빛을 찾아볼래도 빛을 찾아볼 수 없는 때구나 라고 할 때 아니다 여전히 어느 한 구석에 함께 있는 빛이 있다, 내가 발견할 수 있는 게 있다, 그래서 어둠만 있을 줄 알았는데, 고개를 들면 보이는 별이 있고 달이 있고 그리고 이 땅에는 작은 것이라도 또 다른 여러 빛이 있다 라는 그것에 대한 감동이 있었고요. 그리고 조금 더 덧붙인다면 많은 의미들이 있는데, 그때 너무 길게 그렸던 그림이라 어떻게 보면 별이든 반딧불이든 낮에도 있었던 존재거든요. 낮에도 있었고, 너무 밝아서 보이지 않았던 것이고, 그리고 밝을 때는 너무 많은 게 보이기 때문에 걔네들이 보이지 않았던 것도 있었을 거예요. 저희가 바쁜 일상 속에도 살고 눈에 너무 많은 게 들어오다 보니까, 근데 어둠이 덮였을 때라야 그 친구들이 깨달아지는 거거든요. 발견되어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거기에서도 뭐라고 해야 되지 밝을 때나 어두울 때나 혼자가 아니다. 빛은 늘 있다. 그래서 그리고 어쩌면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 거죠. 내가 분명히 내 옆에 늘 있었는데 너무 당연해서 그리고 내가 너무 바빠서 눈치 못 챘던 존재들도 분명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부모님 같은 경우도 될 수가 있는 거고, 근데 그런 것들을 다시 한번 좀 깨닫게 해주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진짜 힘들 때 내 옆에 있는 존재나 그런 관계나 내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조차도 이제서야 내가 다시 한번 보게 되는구나라는 거, 그래서 좀 더 살아갈 힘을 얻고 그런 메시지를 많이 담았던 그림이에요.

 

앞으로의 작가님의 작품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사실 정리가 될런지 모르겠는데, 별무리 프로젝트를 꿈꾸고 있기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살아가면서 제가 계속 보게 되는 것들이 또 더 많아질 거잖아요. 그것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고요. 메시지는 계속 같을 것 같아요. 여러분들은 정말 빛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고, 그 삶을 잘 누렸으면 좋겠다. 여러분들 자체는 참 빛나는 존재다 라는 것을 계속해서 말할 생각이고, 그리고 작가로서의 활동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볼 생각이에요. 왜냐하면 이 곳 아이들은 대안학교다 보니까 일반 학교랑은 달리, 좋은 대학 가야 돼, 이런 스펙을 쌓아야 돼 가 아니라 가장 많이 하고 있는 메시지가 괜찮아 대학보다 네가 정말 하고 싶은 것, 네가 정말 꿈꾸는 것을 마음껏 해봐 라는 메시지를 많이 던져줘요.

그런데 제가 정작 그렇게 살고 있지 못할 때 그런 말을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 눈에는 선생님이지만, 저도 나름대로의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계속 부딪히고 싶고 도전하고 싶은 그런 열정이 있잖아요. 그래서 이 열정대로 사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이걸 멈추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그리고 이렇게 주간 감성도 그렇고 다른 많은 분들이 제 작품을 기억해 주시고 연락을 주시더라고요. 꾸준히 그것에 있어서도 저는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서 뭔가 바쁘다는 핑계로 작가 생활을 내려놔서는 안 되겠다 라는 것 때문에 연말이나 내년에 조금 더 제가 열심히 해볼 생각이고, 그리고 뭐랄까 어떻게 보면 별무리 안에서 좀 갇혀 있다 보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를 때가 많아요. 뭐가 힘들고 요즘 어떤 아픔들이 있는지 잘 모르거든요. 사실 서울은 그게 듣고 싶지 않아도 듣게 되는 것이 그런 현실들이었는데, 여기 오다 보니까 잘 몰라요.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지 않으면요. 그래서 조금 더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을 전하려면, 이것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전하려는 사람들에게도 제가 좀 많이 공부를 하고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것에 대해서도 좀 많이 공부를 하고 싶고 그럴 생각입니다.

«빛 속에 살다» 72.7×90.9, oil on canvas, 2018

«새벽빛 아래», 90.9×90.9, oil on canvas, 2019

«눈꽃숲» , 72.7×72.7, oil on canvas, 2019

«마음을 보아요»

«씨앗_part 1»

«씨앗_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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