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11월, 주간감성의 편지
날씨가 추워지며 수납상자 깊숙이 포개져 있던 코트를 꺼내곤 ‘이번에는 과연 얼마나 입을 수 있을까…’하고 가을이 사라진 것 만 같은, 야속한 날씨를 탓하는 11월이 왔습니다.
그래도 푸르른 하늘을 보며 상쾌한 공기를 느끼고 있노라면 차가워진 공기도 기분이 좋아지기만 합니다.
이번 아홉 번째 작품은 담양 추성고을의
죽력고와 추성주입니다.
추성고을의 양대수 명인은 대한민국 22번째 전통식품 명인으로써 전남 담양에서 4대에 걸쳐 양조장의 전통을 이어 내려오는 한국 전통주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내려가는 분이기도 합니다.
이번 작품에는 ‘인간의 본성과 갈등, 그리고 그들의 질서’에 대해 연구하는 정진 작가님과 함께 합니다. 정진 작가님의 높고 낮음, 흐름, 깊고 얕음에 대한 연구 시리즈의 작품인 꿈결과 추성주의 만남, 마음풍경 시리즈의 안개와 죽력고의 만남을 느끼며 이번 콜라보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부쩍 추워진 날씨에 따뜻한 음식과
주간감성의 아홉 번째 작품 한 잔은 어떠실까요?
Feature
마시면 신선이 되는 술
Brewer Interview
『추성고을』 양대수 명인
Artist Interview
<인간의 본성과 갈등, 그리고 그들의 질서>에 대해 연구하는 작가 『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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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고을 『추성주』,『죽력고』


은은한 전통누룩 향에 거슬리지 않는 약재맛과 약간의 단맛이 바디감을 살려주고, 오크향이깔끔하게 올라오는 부드러운 증류주
쌀(국내산)ㅇ누룩(국내산)ㅇ오미자ㅇ구기자ㅇ상심자ㅇ갈근ㅇ
창출ㅇ우슬ㅇ산약ㅇ육계ㅇ두충ㅇ의이인ㅇ연자육ㅇ정제수
용량과 도수 : 350ml / 25% / 보관기한 없음 (실온 또는 냉장보관)
누룩향과 계피향이 조화를 이루며, 약간의 단맛과 고소한맛, 대나무의 상쾌한 향으로 마무리되는 부드러운 증류주
쌀(국내산)ㅇ누룩(국내산)ㅇ죽력ㅇ계피ㅇ석창포ㅇ생강ㅇ효모ㅇ정제수
용량과 도수 : 350ml / 25% / 보관기한 없음 (실온 또는 냉장보관)
Feature
마시면 신선이 되는 술

마시면 신선이 된다고 해서 ‘제세팔선주’라는 별명이 있는 담양의 대표적인 민속주인 추성주는 상당히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데, 추성이라는 이름은 통일신라 경덕왕 때부터 고려 성종 때까지 약 250년 동안 추성군으로 불린 전라남도 담양의 옛 지명에서 따왔으며, 남원 양씨 집안에 120년 넘게 전해 내려오는 비방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추성주에 대한 비법을 양대수 식품명인이 이어 받아 추성주 복원에 성공하여 오늘 날까지 이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추성주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고려시대 때부터 기록이 된 술로 고려 문종 14년 (1060년)때의 사람으로 참지정사란 벼슬을 지녔던 ‘이영간’이 어렸을 때 금성산성에 있는 연동사에서 공부를 하였는데, 스님들이 금성산성 일대의 자생약초와 불자들이 가져다 준 보리쌀을 원료로 술을 빚어 곡차로 즐겨 왔고, 그 술맛이 어찌나 좋았는지 ‘마시면 신선이 된다’는 이야기가 기록돼 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연동사의 스님이 빚은 술은 신통한 효험이 있어 늙은 살쾡이가 그 술을 마시고 사람이 되었다는 전설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이후 스님이 빚었던 제조법 그대로 금성산성 인근 산속에서 자생하는 약초와 열매를 주재료로 술을 빚었는데, 이 술이 지금의 추성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추성주는 순곡으로 빚은 일반 증류주이기 때문에 발효주와는 달리 오래 보관할수록 맛과 향이 더해가는 선인들의 술입니다. 100% 쌀과 10여가지 한약재로 100일 이상 숙성시킨 전통민속주입니다.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 정선한 찹쌀과 맵쌀을 깨끗한 물에 씻어 침지하였다가, 고두밥을 찐 다음 완전히 식힌다.
2 – 미리 준비한 재료 누룩과 엿기름, 물과 식혀진 고두밥을 잘 버무려 3일정도 발효시켰다가 다시 2일정도 2차 발효시킨다.
3 – 발효가 끝날 때쯤 밑술의 온도를 낮춰준 다음 덧술을 만든다.
4 – 덧술은 약간의 누룩과 분쇄한 한약초를 버무려 밑술과 섞어 저어주되, 실내에서 발효 숙성시키면 알코올 15% 술이 되는데 이를 여과하면 추성대잎술이 된다.
5 – 추성주 약주(추성대잎술)를 증류하면 알코올로부터 분리된 특유의 향미를 지닌 증류식 소주가 된다.
6 – 여기에 약재(구기자, 오미자, 갈근 등) 침출한 물을 증류식 소주에 넣어 저온 숙성시켜 대나무 숯으로 여과하면 추성주 증류주를 얻는다.

추성고을
전라남도 담양군 용면 추령로 29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증조부께서 시주를 하고 전수받았던 비법이 전해 내려와
현재 양대수 명인에 이르기까지 4대에 걸쳐 양조장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가업의 대를 이으라’는 유언을 받아 ‘추성고을’이라는 양조장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술을 빚었고, 추성주를 복원하면서 22번째 대한민국 전통식품
명인으로 지정 받게 되었습니다.

Brewer Interview
『추성고을』 양대수 명인

안녕하세요! 인터뷰 요청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저 명인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 22호 추성주 제공가공 명인 양대수 입니다.전남 담양 용면 추성리 추령로 29번길에 제조장이 위치해 있습니다.
술을 빚기전에는 원래 어떤 일을 하셨었나요?
원래는 직장생활을 했었어요. 농협협동조합에서 약 25년정도 근무를 했고, 그러면서 저희 가문에서 내려왔던 추성주를 복원하는데 열정을 많이 가졌어요. 그래서 직장생활하면서 하루에 2~3시간 잠자면서 했어요. 다른 명인님들이나 술도 마찬가지겠지만 전통주가 다 복원이에요. 한번 대가 끊겼어요. 70여년간 우리 술이 맥이 끊겼기 때문에 대를 이어 제대로 내려온 술은 없어요. 중간에 일제강점기나 보릿고개도 있었기 때문에요.
제조법만을 가지고는 처음 술을 빚을 때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 같아요. 관련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으실까요?
네 엄청 많았죠. 우리 전통주들은 대부분 주원료를 보리나 쌀로 하지만 부원료에 따라 술 맛이나 향이 다르기 때문에 그 부원료를 어떻게 하느냐가 제일 관건이었는데 추성주는 아마 국내에서 약재가 제일 많이 들어간 술일거에요. 원래 이 술이 유래됐던 것은 담양 연동사에서 유래가 되던거에요. 고려시대 때인데, 그걸 저희 증조부께서 스님꼐 전수를 받아서 저희 집안까지 전해진거에요. 근데 이 술을 복원하기 힘들었던건 약재마다 효능이 있는데 이 약재들을 어떻게 써야 할까에 대해 고민이 많았어요. 우리 세대에 맞도록 그 약재를 법제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움이 많았어요. 법제하는 과정에서 어떤약재는 볶아야하고 어떤 약재는 침출시켜해야하는 약재도 있고 해서 어려움이 많았어요. 법제가 발효가 안되버려서 술이 안된 경우도 있고 살균이 안돼서 바로 식초로 되버리는 경우가 있기도하고 되더라도 술맛이 잘안나는 경우도 잇엇고요 제가 당시 복원할 때 살아계셨던 어르신들이 그때 그 술을 드셔봤던 분들이 계셨어서 복원하는데 도움이 됐었어요.
아무래도 한약재들이 들어가서 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확실히 약술로써의 효능이 있을까요?
들어가는 약재의 성분만 보면 몸에 이로운 것이 많아요. 하지만 제가 이게 어디에 좋다 이렇게는 말할 수 없고. 이건 술이니까요(웃음) 우선 들어간 약재 중 어떤 약재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약재도 있고 체내에 있는 유분기를 분해시키는 약재도 있고 당뇨 있는 분들에게도 효과가 있는 약재 등등 들어있어요. 약재를 하나하나 분리하다 보면 독성이 있는 약재도 있거든요. 하지만 다른약재와 혼합해서 중화시키는게 법제인데 그런부분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원래는 한 20여가지 약재가 들어있었는데 90년도에 국제글로벌화 시대가 되면서 독성이 있는 약재는 배제시키라고 해서 지금은 한 10여가지로 줄었어요
죽력고도 추성고을만이 갖고있는 특허기술로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다른 죽력고와 어떤점이 다른건가요?
죽력고 명인님도 계시는데 저희 추성고을에서 만드는 죽력고하고 명인님이 만드는 죽력고와는 달라요. 명인님이 하시는거는 옛 방식인데 그건 타르성분이나 중금속이 들어가게 되어서 저는 일정온도를 정해서 채취하기 때문에 타지않고 증류과정에서 타르나 중금속 성분은 날라갈 수 있게 했어요. 그래서 제가 증류법과 증류해서 추출하는 기계와 방법을 제가 특허를 냈었죠. 시간도 꽤 걸려서 2년에 걸쳐서 연구하고 만들었어요.
현재 추성고을에서 술을 빚는 분들은 명인님만 빚으시나요?
전수자 아들도 있어요. 아들이 다른 술들도 만들고 개발하고 해요. 요즘 트랜드에 맞는 술을 개발하거나 저도수 리큐르 등 개발하고, 담양에서 생산하는 지역 농산물로 할 수 있는술도 개발하고, 개발에 성공해서 작년도에 수출도 했고 소상공인 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기도 하고 했어요. 작년에는 중국에 3억정도 수출을 하기도 했어요
20년전부터 전통주를 빚고계시는데, 그때는 정말 전통주가 거의 안알려져 있었잖아요?당시에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전통주를 빚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제가 85년도부터 복원사업을 시작해서 90년대 이후부터 상품을 만들었어요. 지역 토속주라고 해서 지금의 문화관광부, 그때의 문화교통부에서 전통 민속주로 지정을 받았었어요.원동력이라고 하면 제가 농업협동조합에서 근무를 했었기 때문에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당시 80년대 초에 우루과이 라운드라고 해서 외국에서 쌀 등등을 수입시작하는 다국적 무역협정때였는데, 저는 당시 농협에 근무를 해서 농민들이 쌀을 생산하는데 외국이 몰려오면 큰일나겠다. 우리농산물을 많이 활용해야겠다 싶어서 누룽지를 해볼까 하다가 아버지가 그때 대대로 내려왔던 술을 만들어봐라. 라고 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최근 전통주가 TV나 방송매체에도 많이 나오기도하고, 저희 같은 구독서비스라던가 온라인으로도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확실히 전통주가 조금씩 알려지는 것 같은데, 체감이 되시나요?
그렇죠. 코로나 시국이 되면서 온라인 문화가 많이 생겨나고 혼술문화도 많이 생기고, 그래서 전통주가 많이 알려진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국내에 엄청 많은 전통주가 있기 때문에 그 술들을 애주가들이 선택할수 있는 폭은 넓어졌지만, 술다운 술을 소비자들이 찾았으면 좋겠어요. 기업의 이윤창출만 생각하고 하는 전통주도 많아서 전통주가 빛나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갈까 우려가 되는 부분도 있어요.
추성고을에는 증류주, 약주, 리큐르 등으로 정말 다양한 술들이 있는 것 같아요.
특히나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느낌으로 라인업이 형성 되어 있는데요.
그 중 리큐르 제품들은 젊은층들 사이에서 많이 즐기는 술이 됐어요.
전통 증류주를 만드시다가 리큐르를 생산하게 됐던 계기가 있으셨을까요?
전통주 하면 대부분 나이 드신 분들을 타겟으로 맞춰서 만든게 아니냐 하는 얘기들이 많아요. 젊은층들이 접근하기도 어렵고요. 최근에는 막걸리가 대세잖아요? 막걸리 하면 전통주로 인식하는데 전통주가 아닌 막걸리도 많아요. 일본식으로 하는 막걸리들이요. 우리 전통주는 증류주나 약주를 할려면 옛날 전통방식 그대로 막걸리를 담아요.
그래서 우리 전통주 막걸리는 농주라고 해서 방가에서 많이 마셨던 술이에요. 양반들이 마셨던 술이 아니에요. 그런 술들을 누룩으로 빚어서 만드는데 누룩으로 만들면 누룩향이 나는데 이 향을 젊은세대들이 좋아하진 않아요. 청국장을 싫어하듯이?
하지만 이것을 탈피하기 위해서 일본식막걸리를 하는데 그럼 누룩냄새는 안나고 향이 좋으니까. 그래서 막걸리는 다 전통주다 라는 이미지는 잘못됐다 라는걸 말하고 싶어요.
전통주 카테고리는 우리 농산물이 들어가면 전통주로 인정을 받아요.
그래서 리큐르를 하게 된 이유는 젊은층에 전통주를 각인시켜야겠다 하는 마음으로 이런 리큐르 제품도 전통주가 될 수 있다 라는걸 알려주고 싶어서 하게 되었어요.
리큐르 하면 소주 비슷하게 생각하는데 일반 희석식 소주는 색이 입혀진다거나 향이있다거나 그런게 없잖아요. 그래서 차별화를 둬야겠다 싶어서 딸기로도 해보고, 복숭아로도 해보고, 메론이랑도 해보고 했어요, 그래서 좀 자리를 잡았던 것이 담양에서 난 딸기로 만든 ‘티나’라는 제품이에요. 이게 젊은 친구들이 국내산 술이라고 하면 선입견이 있을 것 같아서 외국에서 들여온 술처럼 이름도 영문으로 하고 해봤어요(웃음)
젊은친구들에게 일단은 한번 외국술로 보여지더라도 ‘마셔봐. 하지만 한국의 전통주다’ 라는 것을 부각시켜주고 싶었어요. 전통주도 ‘누룩냄새, 이취가 많아’ 이렇게만 생각했는데 아닌 술도 있구나 라는것들을 깨닫게 될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유통하시는 분들도 외국에서 들여온 술이 아니냐 하세요. 하지만 이렇게라도 전통주를 알려보고 싶어요. 앞으로 저희 전수자가 우리지역에서 난 농산물로 만든 5도미만의 저도수 술이 나올거에요. 아마 내년초에 출시되지 않을까 싶어요 개발은 다 끝났고 행정절차나 병디자인 이런 절차가 남아있어요.
너무 기대되네요. 꼭 저희도 마셔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주간감성을 통해 작가와의 콜라보 된 라벨이 입혀졌는데 어떠셨을까요?
유통하시는 분들이 술이 소비자에게 갈 수 있도록 하지만 제조장에서 직접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엔 어려움이 많아요. 아무리 좋은 술이 개발되었다고 해도 유통이 되어야지 판매가 이루어지니까요.
그래서 제안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저 같은 경우에는 나이가 좀 있어서 두려움 반, 가능성이 있을까 하는 마음이 있긴 했지만 미래지향적이고 진보적인 스타일이어서 앞으로 모든부분에서 변화가 약간씩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옛날 고집만 부리기 보다는 변화를 주면서 고집스러운 전통을 지켜가고 나름대로 우리 전통 문화가 세계화 되어가고 있고 아리랑이 k-pop이 되기도 하고, 그렇게 한국이 알려지고 있으니 술이나 음식문화도 전통을 토대로 해서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작년에 처음 명인님을 뵀을 때 저희가 하는일이 잘되서 추성고을과 꼭 해보고 싶다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렇게 빠르게 기회가 찾아와서 너무 좋았습니다.
앞으로의 추성고을의 계획은 어떻게 될까요?
신제품 출시 등 여러가지로 말씀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음식이나 모든 것들을 소비자들이 말로만 듣지 않고 직접 눈으로 봐가면서 선택하잖아요. 여기서 생산되는 술, 전통주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것인가 하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고요. 그래서 모든 것을 오픈시키고 싶어요. 제조과정이나 그런것들을 바로앞에서는 안되더라도 멀리서라도 볼 수 있도록 공장에 견학오셔서 구경도 하고요.
이건 새로운 큰 공장을 짓지 않고는 어려운데 저희가 이번에 대규모 공장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누구든지 와서 저희 직원들도 보고, 우리술도 보고 어떤과정인지 보면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창구역할을 할 예정이에요. 이건 내년 초쯤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웃음) 앞서 말한것처럼 새로운 술도 출시하고요.


Artist Interview
<높고 낮음, 흐름, 깊고 얕음>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연구
세상은 질서와 무질서, 조화와 비조화의 과정으로 <높고 낮음, 흐름, 깊고 얕음>을 물리적으로 내보이게 되는데, 이것을 현재.라 한다.
그것들을 연구함으로서, 작가가 가진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내고, 타인과 자신을 이해하는 도구로 쓰고자 한다.
연구의 내용은,
존재물 -즉, 인간을 포함한 모든 유기체와 무기체- 을 상호작용하게 하는
‘약속’에 관한 것이다.
그 약속은 '사이'를 만든다.
그것은 서로 맺은 관계를 뜻하기도 하고, 한 곳에서 다른 곳까지의 공간이나 시간을 뜻하기도 한다.
'사이'에는 '거리'가 있다. 거리라는 것은, 당기는 힘과 밀어내는 힘의 균형을 뜻한다.
‘사이'는 '높이'를 가진다. 수평만이 아니다.
높음이 있다는 것은, 낮음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약속 안의 사이, 그 안을 메우는 약속. 그 연구의 결과물로서 <높고 낮음, 흐름, 깊고 얕음> 시리즈를 준비하였다.
이천이십일년, 구월의 노트 중.
작가 정 진

«높고 낮음 흐름 깊고 얕음에 대한 연구1»
Oil and Acrylic on Canvas_260x162cm_2021

«높고 낮음 흐름 깊고 얕음에 대한 연구2»
Oil and Acrylic on Canvas_61x72cm, 122x72cm_2021

«높고 낮음 흐름 깊고 얕음에 대한 연구3»
50cm, Oil and Acrylic on Canvas_2021

«높고 낮음 흐름 깊고 얕음에 대한 연구4»
50cm, Oil and Acrylic on Canvas_2021

«높고 낮음 흐름 깊고 얕음에 대한 연구5»
50cm, Oil and Acrylic on Canvas_2021

«높고 낮음 흐름 깊고 얕음에 대한 연구6»
Oil and Acrylic on Canvas_72x61cm_2021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소개의 형식은 너무 어렵게 생각 안 하셔도 될 것 같고 그냥 언제부터 어떻게 활동을 하고 있던 어떤 작가입니다. 약간 그런 식의 소개도 괜찮고요. 편하게 말씀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떻게 소개를 해야할지 잘 모르겠네요(웃음) 자세한 내용은 제 웹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고요. 그런 종류의 작업을 하는 미술가입니다.
작품 활동은 언제부터 하시게 된 걸까요?
제가 다른 일을 하다가 학교를 다시 가서 2011년에 졸업을 했어요. 저는 이제 대기업을 다니다가. 그러다 유학을 간 케이스예요. 제가 이러면 나이가 나오지.(웃음) 대학 때 이제 그거였어요. IMF. 97년에 imf였고. 이제 98학번이니까 당시에 유학을 가고 싶었었는데 못 가고 그래서 2009년에 갔어요.
그러면, 원래 미술을 예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나중에 하게되신건가요?
원래는 디자인을 하다가 회화로 바뀐 케이스죠.
작가님 웹사이트에서 이전 시리즈를 보다 보니까. 예전에는 설치 미술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그러다, 작년부터는 이제 마음 풍경이라는 시리즈로 그림을 그리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시리즈들이 갖고 있는 의미들이 있을까요.
그렇죠 네. 저도 이제 어떤 작가들은 하나의 주제를 잡으면 그거를 이제 10년이고 20년이고 아니면 평생 해요. 근데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더라고요. 궁금한 게 너무 많은 스타일이라.(웃음) 그래서 그때 그때, 내가 정말 궁금해 하는 것을 해소하는 그런 식의 작업을 해요. 지금은 설치를 안 하고 회화를 한다 이게 아니라 지금 여기에 관심이 있는 거고, 그리고 어차피 이것도 하나의 회화이기는 한데, 설치로 봤을 때는 어떤 부분의 요소가 되니까 전시를 하게 되면 설치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죠. 머릿속에 일단 어떤 개인전을 하면 어떤 설치와 어떤 전시를 하겠다 라는 게 있는데 아직 그런 걸맞는 장소를 찾지 못해서. 얘네는(옆에 놓은 작품들은) 그냥 회화인 거예요.
그럼 보통 그림 그리실 때는 어떤 부분에서 영향을 받으시나요?
그러니까 웹사이트 자세히 보시면 다 아시겠지만, 약간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되게 그런 걸 주로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나 자신에 대해서 되게 궁금한 거 그 다음에는 너무 모르겠으니까 그러면은 어떻게 해야 되지? 하다가 이제 다른 사람을 연구하는 거죠. 주변에 있는 나의 희생자들(웃음) 그렇게 연구를 하다 보면 그 사람. 뭐 어차피 인간이라는 게 같은 종족인데 그 사람을 보면 이제 나도 보이고 나를 보면 그 사람도 보이고 이제 그런 거죠.
원래 어렸을 때부터 좀 그런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좀 많으신 편이셨나요?
감정에 민감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이게 타고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사람은 타고난 거 아니면 교육된 거 둘 중에 하나잖아요. 근데 이제 이 경우는 타고난 것 같아요. 저 사람의 감정의 변화에 예민한 게 예전에는 그게 조금은 나한테 영향을 주니까 속상하고 이런 게 있었는데 지금은 적당히 넘어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약간 그러면 눈치도 평소에 많이 보시는 편이신가요?
눈치를 많이 보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그냥 뭐라고 그러지. 만약에 불편하면 그냥 그 자리에서 떠나는 것 같아요. 서로 불편하다 느끼면 그냥 그 다음에 보자 이렇게요. 계속 같이 있어서 서로 상처받을 필요가 없고, 그 다음에 만나면 또 해피하게 만날 수 있으니까.
뭔가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긴 한데. 요새 mbti가 되게 유행하잖아요?제가 mbti 과몰입형이라서 그런지,
nf성향이실 것 같은데 작가님 mbti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웃음)
나 왠지 그 얘기를 할 것 같았어(웃음) 저는 entp인데, 제가 t와 f 중간이에요. t랑 f랑 왔다 갔다 많이 하는데 누가 그 얘기를 해줬는데 그 성향의 사람이 ‘되게 인간이 귀찮아. 그런데 되게 흥미롭다’ 생각한대요.
저도 약간 그런 거 있는 것 같아요. 다른 내용들은(mbti
풀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그 부분은 그래 이 부분은 맞는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을 객관화해서 보는 스타일이고, 그러다 보니까 다른 사람도 되게
그렇게 보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게 뭐 다 맞는 거겠어요.
그쵸. 사람 성격을 16가지로 나눌 수 없으니까요(웃음)
이랬다 저랬다. 엄마 앞에서는 이랬다 아빠 앞에서는 저랬다
맞아요. 사람한테도 각자 이 사람마다 또 대하는 방식이나 성격들이 다 다르게 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여기서 연관되어지는게, 작가님 웹사이트 라던가 sns에 게재하는
내용들도 봤을 때 되게 철학적인 의미들을 좀 많이 담아서 올리시는 것 같은 느낌도 많이 들더라고요.
저는 그걸 몰랐는데 이번에 어떤 출판사랑 연결이 돼서, 내년에 책을 내고자 얘기를 하면서 그분이 저한테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런 요소들이(철학적인) 있다고요. 그분은 철학을 공부하신 분이고 저는 전혀 하지 않았었는데, 제가 다른 사람 아니면. 나에 대한 관심이 많다 보니 사실 철학이라는 게 인간에 대한 공부잖아요. 같은 맥락인 것 같아요.
제가 따로 공부를 한 건 아니고. 철학 관련한 책을 좀 읽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게, 그 사람이 어떤 철학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이건 이런 거다. 라고 영향을 받으니까 ‘그래. 그럼 이런 것도 좀 그런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아닌 것 같은데’ 이러다 보면 더 헷갈리니까. 그냥 이것 정도는 정말 필요한 것 같다 라는 하는 것만 읽게 되더라고요.
그럼 보통 그런 철학과 관련된 책들 중에 제일 좀 좋아하시는 책이 있으신가요?
요즘에 읽고 있는 책이 sns에 아마 있을 텐데 정확한 제목은 기억이 안 나네. 제가 제목이랑 저자를 잘 기억 못해요. 사람 이름이런 거 잘 기억을 못하고.(웃음)
아, 이 책. 요즘 읽는 건데, 비트겐슈타인 철학으로의 초대 에요. 이 사람이(비트겐슈타인) 되게 철학자 중에서도 되게 약간 독특한 그러니까 철학자가 말하는 천재. 그런 사람이 이 사람이더라고요. 그래서 되게 궁금증이 있었다가 이 책의 저자는 한국분이신데 이 사람을 연구하는 스페셜리스트 같은 철학자세요. 그래서 저는 약간 인문 같은 느낌으로 이 책을 읽는 거죠. 그 분이(저자) 풀이해준 이 사람(비트겐슈타인) 이 사람의(비트겐슈타인) 책은 사전 지식 없이 읽기가 되게 불편한 형식이라서. 약간 수학적인 기호를 넣어서 책을 썼고 더라고요 2-1 2-2 이런 식으로. 글 쓰고 여기에 보충이 필요하면 뭐 2-5가 백 몇 장 후에 나오기도 하고 이런 식이라서 제가 이거에 시간을 쏟을 그게 없어서. 이분의 이제 주석인 거죠 이 책이.(비트겐슈타인 철학으로의 초대)
작가님 이야기를 듣다보면 약간 워낙 생각들이 많으시니까,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삶과 미술에 대한 생각들이 좀 궁금하기도 해요.
제가 어떤 한국 철학자 분인데. 되게 상반되는 두 가지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철학자 분한테 어떤 이제 사람이 물어본 거야. 인문학이잖아요? 인간에게 인문학이 왜 중요할까. 그랬더니 ‘인간에게 인문 문학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먹고 사는 게 제일 중요하죠.’이렇게 얘기를 하시는데. 그게 제 생각이에요. 나한테 인문학이 중요한 이유는 나는 철학자니까. 당연히 나한테는 인문학이 중요하지. 먹고 살아야 되니까. 저의 입장이 그래요. 그러니까 누구는 미술 한다고 그러면 되게 뭐 집에 돈이 많다거나 아니면 되게 어떤 작품을 산다고 하면 되게 고상한 척 한다거나 아니면 인스타에 보여주기 위해서? 자신의 어떤 눈높이를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뭐 이런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각자의 사정에 의해서 미술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사람도 있을 수 있죠. 아니면 진짜 이거 아니면 나는 진짜 살 수가 없는 사람도 있거든요. 그런 사람은 또 살려고 하는구나. 저는 왜 시시 때때로 변하죠 이랬다 저랬다 해요 근데 회사를 다니면서도 한 번도 놓아본 적은 없어요.
요새 하시는 게 시리즈가 이제 마음 풍경이잖아요. 마음에 대해서 그림으로 표현을 하는.
맞아요. 근데 아직 웹사이트에는 올리지 않았는데, 걔를 좀 바꿀 건데. 제목이 높고 낮음이라는 그 시리즈와 마음 풍경 시리즈를 이제 좀 나누려고 해요. 지금 하고 있는 건. 높고 낮음 이에요.
높고 낮음도 마음과 관련된 그림인건가요?
그렇죠. 그러니까 시작은 이제 그런 거였던 것 같아요. 항상 시작은 내 안에서 시작해서 결국에는 밖을 보게 되는데 이 높고 낮음은 어떤 결과물로서의 높고 낮음인 것이고, 모든 세상은 물질로 되어 있으니까. 그 물질이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그게 빅뱅이든 뭐든 간에 서로 룰을 만들고 그걸 지키고 서로 조화로우려고 노력 하고 있다고는 생각이 들어서 그거의 결과물로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게 이런 높고 낮음과 흐름과 깊고 얕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게 이제 가시적으로 우리는 그걸 보고 그걸 자연이라고 생각하고, 지구 안에서 중력을 거스를 수 있는 거는 인위적인 장치밖에 없으니까. 그런
생각들을 하다가 이게 어떤 물질 뿐만 아니라 어떤 인간에게도 적용이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고,
어차피 인간도물질로 이루어진 건데.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작업을 하게 된 거죠.
이런 얘기들을 들을 때마다 뭔가 작가님은 마음을 좀 잘 다스리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본 적도 있거든요. 그런 성격도 되게 단단하실 것 같고 마음 변화에도 좀 유연하게 하시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한 적도 있는데.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이게 육아를 하니까. 7살 아기가 있거든요. 그러면 나도 인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구나를 매일 느껴요(웃음) 이 끌어오르는 주체 할 수 없는 화 같은 것. 맨날 반성하지(웃음) 그때 내가 화를 냈으면 안 되는데. 아 내가 얘랑 싸워서 이기려고 하나? 이러면서 쟤는 아기고 나는 엄마인데. 내가 쟤를 이겨서 뭐 어떻게 하나
남자 아이인가요?
여자애에요. 남자 애는 더하죠(웃음). 남자애 엄마들은 훨씬 심하죠. 나한테 딸이 왔을 때는 다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웃음) 물론 랜덤이었겠지만.
와, 근데 육아를 하면서 또 계속 작품 활동 이어가시는 게 되게 대단하신 것 같아요. 어려운 점도 많지 않으셨어요?
그게 되게 아이러니한 건데, 원래 사람이 장점이 단점이고 단점이 장점이고 그런 것 같잖아요?그거랑 좀 비슷하게 임신을 한 걸 아는 순간부터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왜냐면은 이 아이가 나에게 되게 좋은 핑계가 될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내가 얘를 핑계로 안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구나. 이런 생각이 들고 사실 나는 이걸 하고 싶었는데. 너 때문에 못했어 라는 핑계를 대고 싶지 않은 거고, 이 아이한테도 예의가 아닌 것 같은 거죠. 그러니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내가 너 때문에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겠다. 그리고 나중에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이런 말을 하지 않겠다.
되게 독립적으로 키우실 것 같기도 해요.
근데 뭐 대학 졸업하면 성인이고 알아서 살아야 되는데, 그러고 싶은 거죠. 그렇게 노력을 하는 거죠. 그렇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에 대한 이런 거를 하는 이유도 내가 그거를 못하니까 그걸 잘하고 싶어서 한 거지. 내가 그걸 잘하는 사람이었으면 아마 그 주제에 관심이 없지 않았을까.
작가님 그림들 색감들을 보면은 약간 좀 파스텔톤이라고 해야 하나요?좀 부드러움에서 오는 약간 강렬함도 좀 있긴 한데. 어떻게 보면 어쨌든 전체적으로 약간 좀 부드러운. 색감을 많이 쓰시는 것 같아요. 그런 색을 쓰실 때 그런 부분들을 좀 고려를 하고 쓰시는 걸까요?
그렇죠. 처음에 이제 작업을 할 때. 색이 정말 무궁무진하게 많으니까, 모든 작가들이 색을 막 이렇게 랜덤으로 쓰나 보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은 기본적으로 어떤 색이 나오게 해야겠다 라는 건 다들 인지하고 있으니까. 시그니처 같은? 그런 느낌으로 이런 색이 있을 때 가장 편안함을 느끼니까 그렇게 쓰거든요. 이 색이 이 작품에서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하니까 그 색을 쓰고요.
이번에 저희랑 이제 전통주 콜라보레이션을 하게 되셨는데, 처음 제안받으셨을 때. 그런 느낌이라던가 생각이라던가 어떠셨는지 좀 궁금하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뭘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하는 기로가 많이 있잖아요. 그럼 보통은 해요. 할까 말까 할 때 무조건.
그러면 웬만하면 어떤 제안 같은 게 들어오면은 웬만한 건 다 하시는 편이신 거네요.
그렇죠. 안 해봤으니까 모르니까. 이게 해봐야 좋은지 안 좋은지 아니까. 안 좋으면 다음에 안 하면 되는 거고.(웃음) 뭐 그렇게 큰 일들이 아니기 때문에. 근데 이거는 되게 컨셉이 되게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요즘 사람들 삶의 행태에 참 잘 맞는 것 같고, 되게 잘 될 것 같고.
그렇죠. 저희도 최대한 좀 빨리 알려져서 저희랑 함께하시는 작가님들이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고. 술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고는 있긴 한데. 약간 초반에 갖고 있는 약간 욕심인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이번에 저희가 들어간 작품들에 대해서 또 약간 간략한 소개를 해 주실 수 있을까요?어쨌든 이게 술을 마시면서 작가님이 작품을 볼 텐데 어떤 식으로 좀 느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도 말씀부탁드립니다.
회사를 다니다가 보면 상사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잖아요. 이제 그분들이 주로 술을 그날에 저녁이면 저녁 자리를 위한 술을 가지고 가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많이 와인이죠. 그런 경우에 제가 되게 존경하는 어떤 분이 있는데, 솔직히 다른 업체의 사람이랑 밥을 먹는다는 게 되게 불편한 자리거든요. 모르는 사람과 혹은 이렇게 일만 하던 사람이랑. 편하지 않은데. 이 사람이랑 같이 밥을 먹는다는 게. 그리고 저는 나의 상사도 또 옆에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되게 불편할 수밖에 없는데, 다들 이제 처음에 말을 시작하는 걸 어려워들 하잖아요.
근데 그분은 그걸 술로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이 술은 어떤 히스토리가 있는지를 그 전에 찾아서 그 술을 가지고 이 술에는 어떤 역사가 있고 어떤 이야기가 있고, 또 라벨을 또 이렇게 보시면서 이 라벨에는 이런이런 이야기가 있고, 유명한 사람이 라벨을 만들었을 경우에는 이 사람은 어떤 것에 유명한 사람이 이런 이야기로 그 자리를 되게 부드럽게 시작하시더라고요. 처음에 이 제안을 받았을 때 그분이 제일 먼저 생각나긴 했어요 그러니까 뭐 사람들이 술을 취하려고 마시는 경우도 물론 있겠지만 보통은 쉬던지. 아니면 누구랑 즐겁던지 뭐 이런 이유에서 많이 마시는데 약에 혼자가 아니라 둘 이상이라면. 이런 스토리가 되게 좋은 안주거리가 될 수 있겠구나
맞아요.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의 아이디어에 착안했던 모델이 와인이긴 했어요. 와인은 역사도 되게 오래되기도 했고 라벨에 대해서 또 어떤 작가님이 이 콜라보 돼가지고 하거나. 아니면 좀 의미가 많이 담겨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은 술을 양조한 업체 사장님의 아내 되시는 분의 얼굴이 이렇게 들어가 있다던가 여러 가지 스토리가 있는데 한국 술 들은 그런 의미들이 많이 없더라고요. 어쨌든 전통주는 술에 대한 역사는 있는데, 이야기가 그렇게 전해지지도 않고 하니까 그런 이야기도 전하면서 뭔가 라벨에 대해서도 주고 받는 게 있으면 더 뭔가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제 시작을 했던 것도 있었습니다.
이번에 들어간 작품들의 간략한 소개도 혹시 조금 해 주실 수 있을까요?
네. 저 작품은(죽력고 라벨) 어떤 기억에 의해서 시작한 거였는데, 제가 예전에 한라산에 갔을 때. 안개가 너무 짙어서 입장이 안 되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저희는 초입까지만 간 거에요. 그 한라산의 초입. 근데 이 느낌이 제가 되게 어떤 샤머니즘적인 그런 느낌을 받게 되는 순간이 온 거죠. 솔직히 안개라는 건 과학적으로 다 설명할 수 있는 건데, 그런데 그게 아닌 거지. 실제로 느껴보고 그 자리에 있어 보니까 와 이거는 ‘안개란 이런 현상입니다’ 라고 하기에는 내가 여기에 뭔가를 줘야만 할 것 같은 정말 산신령이 나타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나니까. 그런 경험을 하고 나서 내가 여기를 다시 와야겠다 했는데 못 찾았어요 거기를. 왜냐하면 한라산 입구가 한 군데가 아니잖아요 그걸 몰랐던 거고, 거기가 어딘지 지금도 잘 모르는데 그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에요. 그날은 다 안개였고 다 초록이었고 비가 내리고 얼마 안 됐을 테니까 그런 상황에서 온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일이 얼마 안 된 게 아니라 꽤 오래 전이라서 정확하게 기억도 나지 않고 하니까.
되게 강렬했었나 봐요. 그때 그런 느낌이라던가.
그냥 태어나서 처음이죠 그렇게 거대한 산이 그렇게 짙은 안개에 쌓여 있는 게. 그리고 그 축축한 느낌과 함께 오는 냄새와 그런 모든. 그러니까 오감이 그냥 확 열리는 그런 느낌이니까. 그때만은 진짜 믿고 싶은 마음? 그런 샤머니즘에 대해 ‘그래 너 믿고 싶다’. ‘너 똑바로 살아라’ 할 것 같고 약간 그런 느낌이 딱 받으니까. 믿고 싶은 거죠 그거를. 사람은 뭐 사실 믿고 싶은 거 믿고 사는 거니까.
그리고 추성주에 들어가는 건 어떤 작품인가요?
네. 이게 그 말한 아까 높은 시리즈 두 번째 작업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되게 많이 좋아하는, 애정을 담은 그런 그림이에요.
그럼 이게 그림마다 보통 이름들을 붙이는데, 이거 아예 한 시리즈로 봐야 되는 건가요?
그러니까 시리즈 안에서도 이름이 들어갈 때가 있어요. 얘 같은 경우는 이끼라는 아이고(죽력고 라벨), 쟤는 꿈결이란 제목을 가지고 있어요. 제가 나비 꿈을 꿨는데. 그거에 대한 거긴 한데, 나비 꿈이 꾸고 너무 슬퍼서 울면서 깬 거예요.
제가 나이 꿈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뭐냐면, 꿈에 나비가 나왔다는 걸 아는데 그거 말고는 기억나는 게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던 거죠. 그리고 근데 눈물은 계속 나고 마음은 너무 슬프고, 근데 꿈은 기억이 안 나고 그런 상황을 한 번 겪고. 한 몇 개월 전에. 그게 계속 마음에 걸려서 나비를 그리기도 했었는데, 나비가 중요한 게 아니니까. 그 감정이나 그 상황이 더 중요하니까. 그거를 좀 이 주제와 같이 섞어서 표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곧 개인 전시 일정이 있으시잖아요. 11월에 있는 게 있으신데 그거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려도 될까요?
장소가 이렇게 설치를 할 만큼 넓은 장소는 아닌데, 되게 아기자기한 그런 장소여서.저도 이 시리즈, 높은 시리즈는 처음 전시를 하거든요. 그래서 처음 전시하는 거고, 되게 갤러리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개인적으로는 되게 기대하고 있는, 작지만 기대하고 있는 근데 사실 좀 욕심이긴 해요. 작품이 아직 완전히 마르지도 않았는데 지금 전시를 하는 거라서, 이게 유화가 섞이면 보통 6개월 이상 말려요.
두께에 따라 또 다르고 들어가는 안에 오일의 형태에 따라서 어떤 거는 2-3 년도 걸리고, 되게 기대감에 좀 서둘러서 하는 전시긴 해요. 작가가 연락하지 않는, 제가 더 일부러 누구한테 연락하고 이런 성격이 못 되다 보니까 어떤 이런 술의 라벨처럼 꺼리가 필요한 거죠. 전시를 하면서 이 사람도 보고 싶고, 저 사람도 보고 싶고 막 이런 게 있으니까. 더구나 코로나 때문에 막 더 그랬어요.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 대해서도 궁금한데요. 아까 말씀하셨듯이 내년에 책을 또 출간하실 계획도 있으시다고 들었는데 그거에 대한 약간 간략한 설명이라던가, 그 이후에 이제 활동에 대해서도 부탁드려요.
어떤 미래의 계획을 막 미리 정해놓는 스타일은 아니고, 그냥 나는 아마 80까지 살 거야 이런 가정 하에 80살까지는 좀 건강하게 그래도 살지 않을까 라는 가정 하에 하고 싶다는 리스트가 있어요. 그걸 오늘 해야지 내일 해야지 아니면 1년 2년에 해야지는 아니고. 죽기 전까지 해야지 하고, 그거를 이제 계속하고 있겠죠.
그리고 책은, 지금 생각하면은 이런 걸 누가 읽을까 하는데 (웃음) 왜냐하면 이게 뭐 어떤 소설같이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여러 가지가 섞여 있어서 어떤 건 일기고, 어떤 건 시이고, 또 어떤 건 작가노트이도해서. 이런 것들이 이제 모여서. 지금까지 했던 작업들의 노트들을 쭉 모으고, 또 써놨던 글들을 모아서 내는 거거든요. 쓰는 게 뭐 제가 글을 되게 잘 쓰고 백일장에서 상 받아보고 이런 사람이 아니고, 그냥 좀 정리가 필요할 때, 아니면 작업을 시작할 때 그럴 때 이제 써요. 그것들을 모은것이에요.
이게 미술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한 번 앉으면 4시간 5시간을 어쨌거나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야 되니까. 제가 이제 미술을 하면서 가장 크게 얻은 게 미술 실력이 아니라 앉아 있는 것.(웃음) 그냥 5시간 6시간을 한 번 계속 쭉 앉아 있을 수 있는 것. 그게 제일 큰 거였거든요 입시 미술 하면서 얻은 게 나는 그거야(웃음) 글을 쓸 때도 이제 뭐 제가 뒤가 정해져 있으니까. 그렇게 앉아서 쓰게 되더라고요. 그걸 쓰면서 이게 과연 의미가 있는 건가(웃음)
네. 되게 흥미로운 책일 것 같아요. 내년에 출간하면 저도 한번 구매를 해서 읽어보고 싶은 내용이네요(웃음) 좋은 얘기 많이 들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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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추천 레시피 : 수육부추무침, 베이컨숙주볶음우동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함께 할 두 가지 레시피를 준비했습니다. 향이 강한 추성주와 죽력고에 어울리는 수육과 부추무침, 베이컨이 들어가 더 맛있고 숙주의 신선함이 살아있는 볶음우동까지!따뜻하고 매콤한 음식들과 함께 해보세요. 주지육림과 같은 호화스러운 술잔치를 맛 보실 수 있으실겁니다!

추천 레시피 ① 수육부추무침


재료(2인분 기준)
삼겹살 600g / 부추 50g / 양파 반개 / 청양고추 1개 / 대파 / 소주 1~2병
양념 재료
설탕 2T / 간장 3T / 식초 2T / 고춧가루 2T / 다진마늘 2T
주간감성 유튜브에서
수육부추무침 레시피 영상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1
부추(50g)와 양파는 먹기좋은 크기로 잘라 놓고, 대파는 냄비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잘라 놓습니다.

2
잘라놓은 양파와 부추, 그리고 양념장(다진마늘(2t), 잘라놓은 청양고추, 설탕 2t, 간장 3t, 식초 2t, 고춧가루 2t)들과 함께 넣고 섞습니다.

3
자른 대파와 고기 그리고 소주를 넣어 익을때까지 삶습니다. (중간에 한번 뒤집어줍니다. 뚜껑을 닫고 중약불에 익혀줍니다)

4
익은 고기는 건져내 먹기좋은 크기로 썰고, 잘라둔 부추와 양념장을 넣고 무쳐줍니다. (기호에 따라 따로 드셔도 좋습니다.)
팁
김장철에 김장겉절이와 함께 먹으면 더 맛있는 수육!
추천 레시피 ② 베이컨숙주볶음우동


재료(2인분 기준)
우동면 250g , 숙주 200g, 양파 반개, 베이컨 200g
양념 재료
간장 2T , 고춧가루 2T, 설탕 1T , 간마늘 1T , 참기름 1T , 굴소스 1T
주간감성 유튜브에서
베이컨숙주볶음우동 레시피 영상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1
끓는 물에 우동을 넣고 2분간 삶고 얼음물에 행궈놓습니다.(면수는 버리지 마세요)

2
볶음우동 양념장(간장 1t, 고춧가루 2t, 설탕 1t, 맛술 1t, 굴소스 1t)을 모두 섞어서 미리 준비해 둔다.

3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간마늘 1큰술과 베이컨을 볶아준 뒤 볶아진 베이컨에서 기름이 나오면 양파를 넣어 볶고, 어느 정도 익으면 삶아둔 우동면을 넣어 볶아준다.

4
미리 준비해 둔 양념장을 넣어 소스가 잘 베이도록 볶아준 뒤 (재료들이 늘러붙으면 면수를 살짝 넣어준다) 마지막으로 숙주를 넣고 센불에서 살짝 볶고 마무리한다.
팁
기호에 따라 베이컨 대신 새우나 해물을 넣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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